▲다큐드라마 민족시인 이육사 '광야에서 외치리라' / KBS 1984.12.22 방송
광야(曠野)
-이육사-
까마득한 날에
하늘이 처음 열리고
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렷스랴
모든 山脉들이
바다를 戀慕해 휘달릴때도
참아 이곧을 犯하든 못하였으리라
끈임없는 光陰을
부지런한 季節이 픠여선 지고
큰 江물이 비로소 길을 연엇다
지금 눈 나리고
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
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
다시 千古의 뒤에
白馬타고 오는 超人이 있어
이 曠野에서 목노아 부르게하리라
『자유신문』, 1945. 12. 17.
청포도(靑葡萄)
-이육사-
내 고장 七月은
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
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
먼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
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
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
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
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
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
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
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 쟁반에
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
『문장』, 1939. 8.
<시 출처> 이육사문학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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