▲다큐드라마 민족시인 이상화 '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' / KBS 1984 12 20 방송

 

 

 

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

 

-이상화-

지금은 남의 땅-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?

 

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

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

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.

 

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

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.

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어라 말을 해다오.

 

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

한 자국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

종다리는 울타리 너머에 아씨같이 구름 뒤에다 반갑다 웃네.

 

고맙게 잘 자란 보리밭아

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

너는 삼단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.

 

혼자라도 가쁜하게나 가자

마른 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

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.

 

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

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

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들이라 다 보고싶다.

 

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

살진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

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.

 

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

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아

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스웁다 답을 하려무나.

 

나는 온몸에 풋내를 띠고

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

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령이 잡혔나보다.

 

그러나 지금은-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.

 

1926년《개벽(開闢)》6월호에 발표

<시 출처>이상화 문학관

 

 

 

▼사견( 私見 )

 

아직도 한국은 완전한 독립국이 아니다.

아픈 한반도의 허리가 치료되어야만 진정한 독립이라고 할 수 있다.

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기를 희망한다면

남북이 하나로 통일이 되어야지

완전한 자주 독립국이라 볼 수 있겠다.

 

세계정세가 바뀔 때마다

어디에 붙어야 되나, 어디에 줄을 서야하나

요런 생각을 하는 남북한 정치인들이 있는 이상

완전한 자주국가는 요원하다.

 

우리나라는 힘이 없는 게 아니다.

 

그냥, 맹목적으로

미국에 딱 붙어있어야 해, 중국에 딱 붙어있어야 해 이러는 인간들이 많고

뚜렷한 자기 정체성이 부족하기 때문에

남북한 모두 통일이 어려운 거다.

 

이완용 같은 하이에나 정치인들은 한반도 땅에서 사라 저라.

남한은 미국과 일본이 정치를 하는 것 같고

북한은 중국과 러시아가 정치를 하는 것 같다.

 

한반도는 아직도 빼앗긴 들이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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